아름다운 제주를 여행하며 보다 많은 사람이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게 기획한 이 참여형 아트 플랫폼을 위해 제주의 미술관, 복합 문화공간, 편집매장, 카페들이 문을 열었다. 샤이니, 우원재, 코드 쿤스트가 참여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부터 샘바이펜, 김충재 등 스피커 소속 아티스트, 또 요시고, 조이유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까지 총 39인의 아티스트와 여러 브랜드가 제주에 집결하는 아트 트랙 제주 2023을 공간으로 만나보자.

  • How to Play

오래된 냉장 창고 폐건물을 재생한 복합 문화공간 하우투플레이를 방문하면 제일 먼저 렉서스코리아(Lexuskorea)와 아티스트 샘바이펜(Sambypen)의 협업이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2023년 6월 론칭한 렉서스의 순수 전기차 모델 RZ450e를 만나볼 수 있으며 샘바이펜은 이 전기차에서 받은 영감을 드라이브 스루 콘셉트 형태로 작업했다. 또 해체 예술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윤경덕이 K-팝 아티스트 그룹 샤이니(SHINee)의 데뷔 15주년을 맞이하여 그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받은 아트 오브제 전시를 선보였다. 유려하고 강인하지만 소년성이 느껴지는 샤이니를 동물 ‘치타’에 빗대어 작업했는데 이는 무대의상을 해체하여 새롭게 탄생시킨 아트 오브제다. 또 감성 포토그래피로 M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페인 포토그래퍼 요시고(Yosigo)의 한정판 프린트도 선보인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의 인기 작품과 미공개 신작까지 요시고가 풀어내는 따뜻함과 낭만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 Art Salon Jeju

서귀포시 대정읍 골목길 사이로 들어가면 하늘과 맞닿은 노란색 집이 눈에 띈다. 아트살롱 제주는 돌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편집매장으로 작가의 작품과 아트워크를 활용한 굿즈 에디션을 만나볼 수 있다. 텍사스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드로잉 아티스트 김수현이 제주에 대한 여러 기억과 감정을 그림으로 기록한 작품, 그리고 부드러운 색감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사랑받는 이민진이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여름을 추억하며 담아낸 경쾌한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 Lavarr

대중목욕탕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각 층마다 콘셉트를 달리하여 다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라바르. 옐로 톤의 1층 카페에서는 아티스트 헤르시(HERNC)의 전시를 만나볼 수 있으며 2층에는 런던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트레이터 조이유(Joey Yu)의 전시가 이어진다. 헤르시는 바다에서 추억으로 남은 사물과 지중해 인근의 바다에서 경험한 즐거움을 엮어 드로잉과 세라믹에 담아냈다. 조이유는 구글 맵으로 제주를 보며 누군가의 여행을 상상해보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한 작품으로 흥미로움을 더한다.

  • Costeno

종달리 해안도로에 위치한 꼬스뗀뇨는 냉동 창고가 카페와 갤러리로 탈바꿈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제주의 현무암을 활용한 인스톨레이션과 창을 통해 보이는 야자수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루프톱에서 바라보는 제주 바다도 빼놓을 수 없는 뷰 포인트! 이곳에서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김강희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에 포토샵을 더해 초현실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제주도 풍경이 압권이다.

  • In’s Mill

제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이 모여 옛 마늘 창고를 개조해 방앗간 콘셉트로 완성한 카페이자 문화 공간인 인스밀. 로컬 스타일을 그대로 살린 공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진태옥의 컬렉션과 오브제 전시, 이를 사진작가 김중만이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사진전이 함께 열렸다. 전시는 아트 디렉터 서영희가 큐레이팅했다.

  • Jeju 4·3 Peace Memorial Hall

4·3사건 희생자를 기리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전하는 제주 4·3평화기념관은 역사적 사실을 담은 전시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소개한다. 다양한 기억 문화를 조성하는 전시는 아티스트 임흥순이 공간 구성과 설치미술을 맡았다. 4·3난민 재일제주인 김동일의 유품 전시 및 유품 나눔 체험을 통해 한 사람의 일대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고인을 추념하며 역사를 기억하는 가장 친밀한 방식을 제안한다. 의류를 리폼하는 워크숍과 상영회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 Kolon Sport Sotsot Rebirth Jeju

재고와 버려진 것을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시키는 코오롱스포츠의 친환경적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코오롱스포츠 솟솟 리버스 제주. 이곳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전시가 열렸다. 오랫동안 꽃을 말려 그림 재료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재료의 한계에서 벗어나 색이 있는 다양한 재료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는 백은하 작가의 <달에서 숲으로>전이 바로 그것이다. <달에서 숲으로>는 ‘세상을 풍경으로 구경’하다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 어우러지고 싶은 마음’을 따뜻하고 화목하게 표현했다. 또 해양 폐기물로 만든 가구와 오브제를 보는 것도 이곳만의 색다른 매력이다. 2층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코오롱 패션 브랜드 래코드의 전시도 이어졌다. 2023 밀라노 디자인 위크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 위너로 선정된 만큼 다양한 래코드 프렌즈들의 아트워크도 만나볼 수 있다.

  • Arario Museum Tapdong Cinema

아라리오뮤지엄은 1990년대 제주 최고의 번화가였던 탑동의 시네마극장을 리뉴얼하여 기존의 뮤지엄에서 볼 수 없던 개성 있고 수준 높은 문화의 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존의 아라리오 컬렉션에 더해 9월에는 원성원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수백 개의 이미지를 정교하게 콜라주하여 그림 같은 이미지로 선보인다.

  • Windstone Gallery

애월읍에 위치한 북 카페 윈드스톤은 창고를 개조한 아담한 갤러리도 함께 운영 중이다. 갤러리에서는 아라리오뮤지엄 설립자이자 천안과 제주를 오가며 작업하는 아티스트 씨킴(Ci Kim)의 개인전<Who Are You?>가 열렸다. 제주 작업실 근처 바닷가에 버려진 물건을 재료로 제작한 설치 작품과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 Layover

이름 그대로 여행 중 머무는 경유지 같은 느낌을 주는 레이오버는 현무암을 연상시키는 외관, 그리고 곡선을 활용하여 모던하게 디자인된 내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카페다. 이곳에서는 두 아티스트의 전시가 열린다. 사샤 폴레(Sascha Pohle)는 제주 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공간의 표면 질감을 살린 유리 공예품 전시를 선보이는데 공간과 작품의 흑과 백 대조가 돋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모델 겸 포토그래퍼인 스테파니 미초바(Stefanie Michova)는 식물 애호가답게 ‘픽셀과 꽃잎’을 주제로 제주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관찰한 사진을 선보였다. 사진전을 통해 남다른 매력을 내뿜는 제주 식물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시라.

  • Mamarron

귤밭과 당근 케이크 등 제주스러움을 가득 담고 있는 디저트 카페 마마롱과 페인터 정재인이 만났다. 자연에 둘러싸인 마마롱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협업은 ‘Sweet Jane in Mamarron’이라는 주제로 자연 속에서 즐기는 티 타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자연, 사람, 일상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싱그러운 아트워크를 선보이는 페인터 정재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마마롱의 디저트와 어우러진 케이크 토퍼와 엽서가 낭만적인 제주의 한때를 선물해줄 것이다.

  • Muroi

검은 벽이 수직과 직각을 반복하며 이어지는 공간 구조가 웅장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카페 무로이. 이곳에서는 무로이 특유의 흑의 공간과 대비되는 세라믹 아티스트 심보근의 브랜드 무자기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Nearing Full Bloom’을 주제로 제주에 자생하는 식물의 모습을 담은 플레이트를 선보이니 무자기 팬들은 주목할 것.

  • Tkhwal Jeju

귤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 공간이었던 특활 제주가 아티스틱한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동화 같으며 몽환적인 컬러 조화가 매력적인 페인터 로렌정(Lauren Jung), 사랑스러운 그림체가 돋보이는 일러스트레이터 섭섭(Subsub), 경쾌한 색감과 날카로운 선이 인상적인 아티스트 마우즈(Mawz), 그리고 반려동물을 누구보다 사랑스럽게 포착하는 포토그래퍼 김태은이 ‘PET’을 주제로 각자의 작업 방식을 살려 새롭게 해석한 전시를 선보인다. 또 롯데갤러리에서 열렸던 전시도 합류했다.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롯데갤러리에서 기획한 이 전시에는 김건주, 드로잉메리, 이슬로, 275c 4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유기동물, 유기견들과의 교감을 표현하고 유기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 Jeom

호젓한 귤밭을 품은 창고를 아름다운 리테일 공간으로 꾸민 ‘점’은 제품의 소재는 물론, 만들어지고 소모되는 제작 과정까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편집매장이다. 이 쿨하고 사색적인 공간에 폐기된 플라스틱에서 영감을 받아 강렬한 색감과 형태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오브제를 만드는 아티스트 강영민의 체어와 오브제가 더해졌다. 모노톤의 공간에 놓인 컬러풀한 작품을 감상하며 직접 내려주는 드립커피도 함께 있으니 만끽해보자.

  • Grand Josun Jeju

그랜드 조선 제주는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자체 브랜드인 럭셔리 리조트형 호텔로 곳곳에 숨은 몬스터를 찾는 경험을 선물했다. 플라워 브랜드 그로브(Grove)에서 탄생한 그로브몬(GROVEmon)과 그로브몬을 모티프로 한 스페셜 디저트도 만날 수 있다. 그랜드 조선 제주 힐 스위트관(신관 6층)에 위치한 헤븐리 라운지에서는 사진작가 안웅철이 바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What ways is your mind, not the sea>가 열렸다. 두 가지의 아트 콘텐츠가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줄 것이다.

  • Cociety Village Jeju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워케이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지난 9월 한 달간 이곳에서 음악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전시가 펼쳐졌다. 벨기에 기반의 사운드 아티스트 다비드 헬비히(David Helbich)는 소리가 없는 공간에서 소리에 대한 경험을 부각하기 위해 손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를 선보인다. 또 AOMG의 코드 쿤스트와 우원재가 발매 예정인 음원에서 받은 영감을 미디어 아트로 풀어낸 아티스트 성립과 장진승의 작업도 흥미롭다. 아티스트 김충재, 강재원, 곽철안, 스튜디오 차차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 필굿 (Feel Good)의 야외 조형 전시도 새로운 볼거리다. 또 투숙객들만 출입 가능한 라운지와 객실에서는 건축 사진가 최용준의 사진전이 공간에 머무는 시간을 더 은밀하고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

  • Itami Jun Museum

세계적인 건축가 유동룡(이타미 준)의 작품 세계가 오롯이 담긴 유동룡 미술관(이타미 준 뮤지엄)은 제주의 땅과 돌, 바람과 숲의 조화가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이 공간에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듀오 더 나이브 사이드(윤석현, 채수원)의 작품이 더해졌다. 디자이너 윤석현과 채수원의 작품은 오늘날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는 석재 산업의 파석, 플라스틱, 아크릴을 재활용한다. 제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돌, 우드 소재를 섞어 자연과 산업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 Podo Hotel

제주의 오름과 초가를 닮은 디자인으로 온천과 한옥, 갤러리를 한곳에 모은 포도호텔은 수풍석 뮤지엄, 방주교회 등과 함께 건축가 유동룡(이타미 준)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유명하다. 포도호텔은 ‘Art in PODO’ 프로그램으로 아트 트랙 제주 2023에 함께했다. 이 프로그램은 포도호텔에 머물며 유동룡이 남긴 예술을 따라가보는 건축 예술 가이드와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본태박물관 관람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 Innisfree Jeju House

녹차밭을 품고 있는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는 서귀포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제주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공간에는 건축가이자 공간 디자이너인 임태희 소장과 텍스타일 아티스트 정희기가 함께했다. 버려진 의자를 재탄생시키는 임태희 소장의 의자 시리즈와 정희기 작가의 천과 실, 바늘을 이용한 패브릭 아트워크가 만났다.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참신한 아트 콘텐츠다.

photographer Choi Yongjoon
editor Lee Yu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