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아티스트 제툴리오 알비아니(Getulio Alviani). 알루미늄 표면의 빛의 굴절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빛의 장인’이라고도 불린다. 이미 아이코닉한 그의 작업이지만 이탈리아 코모에서 다시 만난 그의 작품 세계에 또 한 번 반해버린 시간.

<Vibrating Texture Surfaces>

알비아니의 대표작으로, 철과 알루미늄을 활용하여 맨손으로 만든 형태를 기하학적 구조로 정렬하고 이를 다시 규칙적으로 반복시켜 시각의 각도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빛 반사를 만들어내는 작품 시리즈. 각도의 계산과 색상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과학적 접근을 활용하며, 시리즈로 제작한 작품의 수도 엄청나다. 1961년 개인전에서 처음 공개한 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그의 실험 정신과 예술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우수한 예술 작품을 가려낼 때 우리는 소위 창의성, 미감 등 많은 것을 숙고하지만 보는 이에 따라 그 기준은 십인십색일 것이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보는 행위 자체를 근본적으로 조명하고 실험해나가는 옵티컬 아트의 의미는 매우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광학적 환영과 착시를 활용하며 기하학적 패턴과 색상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움직임과 깊이를 만들어내는 옵티컬/키네틱 아트. 아주 먼 친척이라 할 수 있는 트릭 아트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아티스트이지만 옵티컬 아트의 창시자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대가 제툴리오 알비아니를 소개한다.

디오라 프랄리카(Diora Fraglica)는 알비아니의 아내이자 뮤즈였다.

아쉽게도 2018년 그 이름이 역사 속에 남게 되었지만 그의 유산은 혼자 알기 아까운 아름다움과 기발함으로 가득하다. 1939년 이탈리아 동북부 우디네에서 태어난 알비아니는 어려서부터 예술 전반에 재능을 보였다. 10대 때부터 건축가와 엔지니어의 스튜디오에서 경험을 쌓으며 더 나은 디자인을 통해 물체의 기능과 본질에 관련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는 금속이나 플렉시글라스와 같은 반사 재료를 통해 빛, 공간, 시지각을 탐구하는 본인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그는 1950년 루초 폰타나(Lucio Fontana), 엔리코 카스텔라니(Enrico Castellani) 등의 아티스트와 긴밀히 교류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더욱 확고하게 확장해나갔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널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고 이후 한 시대를 풍미하는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화이트 톤으로 꾸민 알비아니의 밀라노 작업실.

editor Kim Kyu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