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롯데백화점에 오픈한 살롱 드 르베이지 매장은 흡사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감도 높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공간도 컬렉션도 아티스틱하게 연출하고 확장했다. 로컬 브랜드의 매장이 화려한 수입 브랜드의 플래그십 인테리어에 밀려 빛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곳이라 더 귀하다.

달항아리의 곡선을 닮은 살롱 드 르베이지 입구.

한국의 미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한국의 미와 더불어 한국의 아티스트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달항아리를 형상화한 살롱 드 르베이지에 담긴 한국의 미를 경험할 수 있다.
달항아리 속으로 서승모 건축가와 함께 ‘달항아리’를 콘셉트로 달항아리가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여백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마치 달항아리 안에 들어온 것과 같은 느낌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담고, 품은’ 형태의 공간으로 기획했으며, 백자의 빛깔과 질감 또한 우아하게 담아냈다. 브랜드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공간 전반에서 한국적인 감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한지를 통해 빛을 표현한 권중모 작가의 조명이 입구를 밝힌다.


갤러리 같은 공간 르베이지의 시즌 컬렉션뿐만 아니라 한국의 의식주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라이프스타일 상품, 예술가와 공예가의 아트 오브제를 전시, 판매한다. 포근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분위기의 ‘살롱’ 안에서 방문객이 여유로운 호흡으로 문화를 향유하듯, 르베이지가 제안하는 가치와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시즌에 따라 변화하는 전시 한국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자연의 재료로 작업하는 한국 공예 작가와 장인을 발굴, 조명한다. 리움 아트 숍과 협업하여 작가를 선정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기반해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바잉한다. 살롱 드 르베이지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아티스트 르베이지는 브랜드 론칭 이후 꾸준히 한국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해왔다. 2018년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해온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과 함께 르베이지의 철학을 담아 나주 소반을 모티프로 한 체어를 새롭게 선보였다. 그 협업을 계기로 살롱 드 르베이지 공간에 소파, 암체어(나주 의자)와 조명, 테이블(소반), 스툴 등을 배치하고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 르베이지의 주요 고객층인 30~60대 여성뿐만 아니라 한국적 아름다움에 관심이 있는 MZ세대까지 포용하고자 한다.
아트를 통해 꿈꾸는 더 나은 세상 2023년 4월 르베이지는 ‘아틀리에 드 르베이지(Atelier de LEBEIGE)’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도네이션 캠페인을 시작했다. 브랜드 론칭 이후 2020년까지 하트 모양의 ‘하트 포 아이(Heart for Eye)’ 브로치를 제작, 판매하여 시각 장애 아동의 개안 수술 및 치료를 후원해왔는데 올해부터는 르베이지의 철학을 담아 한국의 미감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장인과 공예 작가를 조명하고 새로운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협업 상품의 판매 수익금은 여러 해 동안의 취지를 이어 삼성서울병원에 기부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가 전달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전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photographer Choi Yongjoon
editor Lee Yujin, Yoo Song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