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압도적인 스케일의 전시로 사랑받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3년 올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전시와 즐거운 콘텐츠가 도시 곳곳에 즐비했다. 그중 <ertm>의 시각으로 필터링한 32개의 멋진 전시를 소개한다.

Dior

Dior by Starck
프랑스 아티스트 필립 스탁과 다시 한번 함께한 디올. 폴리싱 또는 래커 처리된 알루미늄과 에크루 부클레 소재, 네온 오렌지 컬러의 트왈 드 주이 패턴 등 다양한 소재와 컬러를 입은 ‘메달리온 체어’는 물론 디올의 다양한 가구 라인 제품을 함께 전시했다. 이번 컬렉션이 중력과 가벼움의 개념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로 의자가 공중을 떠다니는 아름다운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Loro Piana

Apacheta
아르헨티나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크리스티안 모하데드(Christia`n Mohaded)와 협업하여 여행자가 소망을 담아 돌탑을 쌓는 전통을 모티프로 한 <아파체타>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로로피아나의 재고 소재를 사용하여 지속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까지 담았다.

모하데드 작가의 고국인 아르헨티나의 전통 문화를 모티프로 한 돌탑 형태의 설치물들이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Hermes

The Power of Fundamentals
철근과 콘크리트로 구성된 심플하고 절제된 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이고, 덜어냄의 미학을 통해 에르메스의 디자인 핵심과 장인의 기술에 집중하게 했다. 아름답고 타임리스한 제품이 돋보였다.

철근 구조물 안에 진열된 에르메스의 다채로운 컬렉션.수려한 색감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에르메스의 홈 제품들. ©Maxime Verret

Loewe

chairs project
공예와 장인 정신을 사랑하는 로에베는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목조 스틱 체어를 아름다운 조형물로 재탄생시켰다. 전 세계에서 선별된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정교한 공예의 낭만이 팔라초 이심바르디(Palazzo Isimbardi)의 안뜰을 우아하게 장식했다.

Berluti

club chair
탈비니오 벨루티(Talbinio Berluti)가 1960년에 맨 처음 만들었던 ‘클럽 체어(Club Chair)’를 다양한 파티나 소재로 만나볼 수 있는 작지만 알찬 전시. 매장 한쪽에서 파티나 워크숍도 경험할 수 있었다.

Fendi Casa

living lux
루이스 폴센과의 협업 제품, 또안 응우옌(Toan Nguyen)이 디자인한 ‘토투(Totu)’ 시리즈 등 다양한 신규 디자인을 선보인 펜디 카사. 브랜드 고유의 우아한 DNA를 아늑하고 편안한 리빙 제품에 담은 아름다고도 실용적인 컬렉션을 전시했다.

Louis Vuitton

Object Nomades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들과 함께 제작한 결과물들을 선보이며 창의성과 기능성 중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은 아름다운 디자인이 가득했던 프레젠테이션. 2012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전시로 올해는 팔라초 세르벨로니 (Palazzo Serbelloni)에서 열한 개의 신작과 두 개의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의 다이아몬드 소파, 다이아몬드 암체어, 카펠린(Capeline) 램프.

Dolce & Gabbana

Generation Designers
큐레이터 페데리카 살라(Federica Sala)가 선정한 국제적인 신진 디자이너 10인과 이탈리아의 장인 기법을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각 작가의 뚜렷한 색깔이 투영된 볼드한 결과물을 비아 브로지(Via Broggi)에 위치한 돌체앤가바나 빌딩에서 전시했으며 국내 디자이너인 이아련도 참가하여 이목을 끌었다.

Bottega Veneta

Vieni a Vedere
휴머니스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아티스트인 가에타노 페세(Gaeotano Pesce)와 협업한 인스톨레이션 전시로 레진과 패브릭으로 제작된 몰입형 작품을 설치해 관람객이 동굴 속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설치 작품 일부에 보테가 베네타의 리미티드 에디션 핸드백 ‘마이 디어 마운틴(My Dear Mountains)’, ‘마이 디어 프레리(My Dear Prairies)’를 배치하여 상품과의 연계도 놓치지 않았다.

Plan C

Ritratti
가족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롤리나 카스틸리오니 (Carolina Castiglioni). 그녀는 해변과 그녀의 아이들에게 영감을 받은 장면을 기반으로 조각가 리비오 카이울로(Livio Caiulo)와 함께 시리즈를 제작하고 백미러에 비친 자신의 관점에서 그려낸 자화상도 선보였다. 프랑스 브랜드 트랑 파리(Trame Paris)와 협업하여 선보인 모로코 장인의 수공예 양모 러그도 아름다움을 더했다.

리트라티 컬렉션의 누오타트리치 라인 제품
리트라티 컬렉션의 누오타트리치 라인 제품

Marsell

Emporium
<핀업(Pin-up)> 매거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큐레이션한 이번 전시는 마르셀과 함께 새로운 설치물을 선보였다. 골판지, 도자기, 가죽을 테마로 우리 곁에서 수년간 개발되고 소비되는 물질을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의 관계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냈다.

Gubi

Ten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찾은 이들이 베스트 플레이스로 꼽을 정도로 아이코닉한 공간인 바니 미스테리오시(Bagni Misteriosi) 수영장. 이곳을 배경으로 구비가 신규 컬렉션을 선보였다. 시그니처인 ‘비틀 체어(Beatle Chair)’를 10인의 신진 작가가 재해석한 전시 도 함께 기획하여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아름다운 바니 미스테리오시 수영장을 배경으로 진행된 구비의 전시.
다양한 구비 제품으로 채워진 라이브러리.

Marni

wallpaper art
마르니의 시그니처와 헤리티지 프린트를 벽지로 재해석한 컬렉션. 레디투웨어 컬렉션의 시그니처 프린트를 인용하여 나이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무드의 월페이퍼를 만나볼 수 있었다. 마르니 쇼룸에서 함께 선보인 브랜드 세락스(Serax)와의 ‘미드나이트 플라워(Midnight Flowers)’ 테이블웨어 컬렉션 역시 마르니의 밝고 에너제틱한 무드로 우리의 마음을 훔쳤다.

마르니가 런던아트 월페이퍼와 함께 작업한 벽지 컬렉션이 마르니 밀라노 쇼룸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Ikea

Assembling the Future Together
올해 80주년을 맞은 이케아의 과거와 미래를 그리는 전시로 아이코닉한 디자인의 아카이브와 더불어 이케아의 혁신과 미래를 보여주는 신규 컬렉션이 한곳에 자리했다.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 설치 작품도 여운을 남겼다.

Walter Knoll

sustainable play
빔 프로젝터를 활용한 벽지 등 쉽게 철거 가능한 임시 쇼룸을 만들어 신제품을 선보인 월터 놀. 전시장 곳곳에 부양된 스튜디오 파스콸레(Studio Pasquale)의 플로럴 설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Alcova

independent movement
2018년부터 시작된 독립 디자인 플랫폼으로 2023년에는 포르타 비토리아(Porta Vittoria)라는 버려진 도축장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리빙, 아트,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신진 디자이너가 한데 모였고 그에 걸맞은 실험 정신과 열기로 가득했다.

Fornasetti

The Syntax of Making
포르나세티가 브랜드의 전통과 헤리티지를 기리며 제작한 세 가지의 신규 컬렉션을 공개했다. 슬로 프로덕션(Slow Production)을 지향하는 장인의 노하우(Savoir Faire)를 담은 전시로 제품의 라이브 페인팅도 관람할 수 있었다.

Droog

Design or Non-Design
평범한 물건을 예상치 못한 물건으로 변형시켜 디자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네덜란드 디자인 집단 드로흐. 30주년을 기념하여 창립 멤버인 리하르트 휘텐(Richard Hutten)은 네덜란드 디자인 운동과 지속적인 영향력을 기념하는 전시를 선보였다. 드로흐 시대에 존재하지 않던 소셜 미디어를 자신만의 스타일과 유머를 결합하여 아날로그 소셜 미디어라는 공간을 구성했다.

Noroo

Mirage UAU
프로젝트와 협업하여 자연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돌탑 형태의 컬러풀한 설치물이 어두운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색과 빛의 향연을 담은 숲속을 탐험하는 듯 초현실적인 경험이 인상적인 전시였다.

TOD’S

The Art of Craftsmanship
장인들의 작업 여정을 재기발랄하게 담아내어 그 정신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상기시켜준 전시. 재단 가위, 망치, 바늘 등 장인들의 도구들을 비롯하여 토즈가 사랑하는 여러 원재료에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팀 워커의 넘쳐나는 재치와 상상력이 더해져 초현실적인 사진작품과 설치물이 완성되었다.

USM

Language of Shapes
스케이트보딩 프로젝트와 스케이트보드 교육을 진행하는 더스케이트룸(theskateroom), 파도나 방사선과 같은 자연적인 패턴에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 클라우디아 콤테(Claudia Comte), 그리고 USM의 협업 전시. 전시의 수익금은 요르단의 아이들에게 교육과 스케이트보딩 경험을 제공하는 사회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전시에서는 클라우디아 콤테 특유의 흑백 패턴들이 가미된 각종 스케이트보드와 USM 할러(USM Haller)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SuperStudio

Superdesign Show 2023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인공지능 등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며 인류가 살아갈 미래의 모습을 기반으로 동양권 디자이너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삼성 비스포크와 함께한 문승지 작가의 공간, DDP가 자사의 역사, 가치, 소재를 주제로 국내 디자이너들과 함께한 작품을 선보이는 부스도 반가웠다.

Duson Gallery

Mother of Pearl Tables
두손 갤러리는 트리엔날레 디자인 미술관에서 6인의 디자이너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자개 테이블 전시를 선보였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만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작품은 한국 전통 예술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Dropcity

Koozarch

Fair Play
웹 매거진 <쿠자크>는 드랍시티와의 미디어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풋볼 게임기와 함께 드랍시티의 공간을 자유롭고 참여적이고 재미있는 시너지를 내는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지금까지 디자인 박람회에서 전시 참여자, 방문자가 서로 안전하고 분리된 상태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계층적 질서를 비판하는 의미를 담았다.

Daisuke Motogi

Hackability of the Stool
핀란드 디자이너 알바 알토가 1933년 디자인한 ‘스툴 60(Stool 60)’을 일본 디자이너 다이스케 모토기(@daisukemotogi)가 ‘도구의 해킹 능력’이라는 주제로 100개의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해석했다.

Sam Chermayeff

Cars and the Public Joy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샘 체르마예프는 대중교통을 포함한 자동차와의 관계가 종종 사적인 것이라고 확신하며, 자동차가 그들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그들이 공동체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목표를 염두에 두고 체르마예프는 자신이 ‘확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추가함으로써 자동차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독일의 패션 브랜드 블레스(@bless_service)를 포함하여 6인의 디자이너 및 아티스트, 브랜드가 함께했다.

Arrigo Arrighetti

A Public Architect
밀라노시의 도시계획 부서 책임자였으며 1950~1960년대에 많은 공공 건물을 설계한 아리고 아리게티(1922~1989)에 관한 전시. 보관 자료, 그림, 사진 등을 통해 대중의 헌신과 이탈리아 건축가의 삶을 묘사했다. 포토그래퍼 피노무시(@pinomusi)가 아리게티의 건축물을 사진에 담아냈고 건축, 디자인, 행사를 주로 다루는 프로덕션 HPO에서 기획했다.

The Thinking Piece

obscure solution
더 싱킹 피스는 일본의 비영리 디자인 플랫폼으로 이번 전시에서 5인의 아티스트와 함께 폐기물 변화, 주거 환경 변화, 자연과 제조의 관계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

Preppers Project

Objects that Save Lives & the Last Pencil
인류의 생존을 위한 최후의 팬트리를 만드는 것을 주제로 기획한 프레퍼 프로젝트의 전시.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접이식 헬멧부터 다양한 종류의 한국 봉지 라면까지 위기 상황에 필요한 신박한 물품, 도구 및 장비를 만나볼 수 있었다.

Freitag

Always Beta, Never Waste
트럭 방수포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가방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전개하는 스위스 리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 이번 전시의 두 가지 프로젝트로 순환 디자인(Circular Design)과 순환 방수포(Circular Tarp)를 소개하며 새로운 소재 개발에 힘쓰는 브랜드 비전을 조명했다. 원단부터 스트랩과 버클까지 모두 리사이클이 가능한 한 가지 소재로 만들어 완벽한 제작 과정의 완벽한 순환이 가능한 디자인이 놀라웠다. 형제 아티스트 듀오 패트릭 리클린(Patrick Riklin), 프랭크 리클린(Frank Riklin)과 함께 한 설치문도 인상적이었다.

photographer Michele Foti
editor Kim Kyu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