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쥬의 디자이너 강주형(왼쪽)과 제양모. 파리에서 만나 ‘지속 가능한 럭셔리’라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2018년 브랜드 르쥬를 론칭했다.

브랜드명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프랑스어 ‘Leje’는 ‘The I’, 즉 자아, 나를 뜻한다.

자신의 컬렉션 중에서 가장 애정하는 것이 있다면?
항상 가장 최근의 컬렉션이 여운이 많이 남는다. ‘Paragraph 5’ 와 2023년 F/W 컬렉션에 애정이 간다.

디자인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실험적인 관점, 부조화의 조화, 우아함 속 위트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구상한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는가?
보통은 나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는다. 경계를 두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담으려고 노력한다. 영감을 얻는다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책을 읽거나 여행을 가거나 전시, 공연을 보는 것과 같은 평범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게 된다.

서울은 당신에게 어떤 도시인가?
서울이 아닌 곳에서 태어나 자랐고 파리에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직 낯선 도시다. 하지만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한 곳임에는 틀림없다.

브랜드가 어떤 사람에게 소비되기를 바라나?
궁극적으로는 평범한 많은 사람이 입어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도 우리 옷을 입는 그 순간의 특별함을 느끼고 즐겼으면 좋겠다.

부푼 빵의 모습을 형상화한 브리오슈 재킷은 르쥬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부푼 빵의 모습을 형상한 브리오슈 재킷이 인상적이다. 수작업 공정에 어려움은 없나?
브리오슈 재킷의 경우, 작은 쿠션을 따로 제작해 이 쿠션들을 하나하나 엮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작은 쿠션이라도 큰 쿠션을 제작하는 과정과 동일하고, 100여 개가 넘는 쿠션을 모두 수 작업으로 일일이 엮어야 하니 쉽지 않은 작업이다. 브리오슈 재킷 외에도 크로셰로 제작하는 제품이나 자수 드레스는 짧게는 100시간, 길게는 500시간까지 걸린다. 수작업 공정이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인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인 만큼 그 과정에서 깨닫고 얻는 것이 더 크기 때문에 즐기고자 한다.

르쥬만의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소재가 있다면?
정말 많다. 곧 론칭할 컬렉션에서는 폐기된 한국의 전통 패브릭으로 만든 제품을 많이 소개할 예정이고, 바다에 버려진 유리병을 가공한 시 글라스(Sea Glass), 폐케이블 같은 소재의 제품을 연구 개발 중이다. 하지만 소재보다는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공 방식과 기술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소재의 가치를 좀 더 높이는 작업이 중요한 것 같다.

브랜드의 최종 목표도 궁금하다.
최종 목표라는 것은 종착역과 같다. 아직은 종착역을 정해놓고 달려가기보다 지나가는 그 기점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editor Yoo Song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