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설화수의 집은 입구의 금색 문과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곳은 언제나 사진 찍는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한옥과 양옥의 조화가 이렇게도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싶은 공간에는 한국의 정서와 헤리티지가 깃들어 있다.

양옥에서 바라본 한옥과 매화나무.

한옥과 양옥 설화수의 집은 2021년 11월 오픈 이후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북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1930년대의 옛 한옥과 1960년대 근대 건축양식으로 지은 양옥을 오랜 시간에 걸쳐 복원했는데 각 공간의 시대성과 본질을 담되 현대적인 마감재의 물성을 더해 동시대적 미감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전혀 연관이 없는 두 공간을 가로막던 축대를 제거하자 두 가지의 건축양식이 공존하는 새로운 시퀀스가 펼쳐졌고, 이를 다섯 개의 리테일 공간과 정원을 바라보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설화살롱 등으로 구성했다. 한옥 입구부터 중정을 지나 양옥의 휴식 공간까지 약 300m에 이르는 공간을 걷다 보면 과거, 근대, 현대로 이어지는 시간의 여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취향과 균형 방문하는 고객이 구매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취향 좋은 누군가의 집에 들른 듯 편안히 브랜드와 공간을 즐기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공간이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공간 자체로 브랜드를 이해하도록 접근했고, 각 공간이 헤리티지를 담은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 또 서로 시대성이 다른 두 개의 공간, 한옥과 양옥을 잇는 연결성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였다. 각각의 공간이 너무 부딪히거나 동질화되지 않고, 두 공간이 하나의 집으로 연결되어 보일 수 있도록 가구나 오브제를 신중하게 선별했다. 그래서 공간 구성 하나하나에 브랜드의 취향과 감성을 담되, 혼재된 건축양식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데에 집중했다.

특히 자랑하고 싶은 공간 첫 환대의 공간인 한옥 응접실이다. 새로운 공간에 들어설 때 느낄 수 있는 막연한 긴장감을 풀어주고 편안하게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는 한옥과 양옥의 두 건축양식이 중첩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두 공간을 이어주는 중정에는 브랜드의 상징이기도 한 매화나무가 있어 그 아름다움을 겹겹이 느낄 수 있다. 또한 양옥을 잇는 중정뿐 아니라 감나무를 심은 뒷마당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연결과 확장 한옥의 공간은 안과 밖으로 연결되는 관계성 등 다양한 고민의 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유리창 너머 바라보는 시선이 한옥에서 양옥까지 관통하도록 한옥 내부의 모든 가구와 오브제를 눈높이보다 낮게 배치해 양옥까지의 시야를 연결감 있게 확보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가구와 오브제를 균형 있게 배치하여 그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필요했으며, 동시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는 한옥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 개발 과정의 관건이었다. 그렇게 비주얼 하나, 오브제 하나를 놓고도 끊임없이 현장에서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한옥에 있는 다섯 개의 방을 각각의 특색을 가지면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2층 설화살롱의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설화정원.

Art & Heritage 설화수의 집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아티스틱한 터치를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한국 미니멀리즘의 대표격인 앰버 톤의 단색화를 콘셉트로 컬러의 중첩과 질감적인 특성을 반영하여 신규 개발된 설화수 기프트 서비스인 지함보도 북촌 공간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설화수는 아트와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미션을 품고 있는 브랜드다. 그래서 브랜드 구성원들은 브랜드에서 하는 모든 활동과 결과물을 ‘워크오브 아트(Work of Art)’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끈질기게 인삼을 연구하는 것,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을 대하는 자세 모두 ‘워크 오브 아트’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그런 의미에서 설화수의 시작부터 이어져온 브랜드의 정신 ‘아트 & 헤리티지’는 브랜드를 이루는 근간이다. 한국 공예의 상징인 달항아리를 제품 디자인의 모티프로 삼은 것도 그 이유다.
제3의 집 아직 새로운 공간에 대한 계획은 없다. 우선 변화된 설화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춰 이 공간을 지속해서 고객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곳 북촌 설화수의 집은 브랜드의 허브로 우리가 가진 철학과 가치를 전 세계 고객에게 알리고, 글로벌하게 기획한 콘텐츠를 담는 플랫폼이다. 브랜드를 알리는 더 의미 있는 활동으로 채워나갈 예정이다.

미전실은 설화수의 키컬러인 앰버 컬러의 드라이 플라워로 가득 차 있다.

photographer Choi Yongjoon
editor Lee Yujin, Yoo Songjoo